MY DANNER BOOTS #1 가죽 공예가 김호영

 

가죽 공예가 김호영 님

가죽 공예가 김호영(@simyagongbang)은 10년 째 <심야공방>이라는 이름의 작은 가죽 공방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. 종로 철물 시장이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창 옆에 앉아서 가죽을 오리고 잇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좋다고 말하는 담백한 남자죠. 그런 그가 가죽 공예만큼 아끼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. 365일 중 360일은 신는다는 오래된 마운틴 라이트입니다. 5년 째 함께하면서 가죽은 해어질대로 해어지고, 아웃솔도 몇 번 교체했을 정도로 낡았지만, 그에게 이 대너 부츠만큼 편한 신발은 없습니다. 오래된 부츠를 관리하는 과정처럼, 가죽이 주는 가장 큰 재미는 ‘에이징’에 있다고 말하는 가죽 공예가 김호영. 그의 오래된 대너 부츠에 대해서 짧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.

김호영의 첫 대너 부츠

저의 첫 대너 부츠는 5년 전, 생일 선물로 받는 마운틴 라이트입니다. 가죽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부츠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. 그렇게 하나, 둘 사 모은 부츠가 꽤 많아요.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부츠는 이 마운틴 라이트 모델이고요. 무엇보다 비싸니까. (웃음) 손길이 더 가게 되는 것 같아요.

김호영이 대너 부츠를 신는 이유

대너 부츠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을 좋아해요. 얼핏 봐도 거친 마감, 묵직한 가죽, 부츠 이곳저곳에서 터프한 감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. 오늘처럼 청바지에 툭, 신어주면 워크부츠 감성도 제법 나고요. 대너 부츠는 이런 느낌들이 좋은 것 같아요. 그래서 365일 중 360일은 신는 것 같고요.(웃음) 그리고 무엇보다 대너 부츠는 착화감이 정말 편해요. 많은 부츠를 신어 봤지만, 시간이 지날수록 더 편해지는 부츠는 대너가 유일한 것 같아요. 보통 새 부츠는 발에 익숙해 질 때까지 오래 신거나, 가죽이 유연해 질 때까지 시간이 좀 필요한데, 대너 부츠는 처음부터 굉장히 편했던 기억이 있어요. 그래서 특별한 관리를 하기 보다는 자주 신으며, 대너 부츠 특유의 편한 착화감을 즐겼던 것 같아요. 특별히 ‘관리’라고 할 것도 없는 게, 이렇게 한 달에 한번씩 가죽 크림 정도만 발라줘도 충분해요.

김호영이 대너 부츠를 신는 방법

마운틴 부츠지만, 저는 일상화로, 또 워크부츠로 마운틴 라이트를 신고 있어요. 작업 현장에서 주로 신다 보니, 멋스럽게 신기 보다는 지금처럼 러프하게 신는 편이죠. 끈도 전투화 묶듯이 하고요. 두껍고 질긴 가죽 덕분에 발 위로 날카롭거나 딱딱한 공예 도구가 떨어져도 문제없어요. 참 고마운 부츠죠.(웃음)

With 마운틴 라이트  

가죽 공예 다음으로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. 이곳 저곳 다니면서 풍경이든, 인물이든 멋진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요.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카메라 더블 스트랩인데요, 대너 부츠와 특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. 같은 가죽 소재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.

김호영은 낡고, 갈라진  가죽 위에 그의 공방을 상징하는 귀여운 그림을 그려 넣었다. ‘오래된 부츠’는 그렇게  ‘특별한 부츠’가 됐다.